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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시민 안전’ 담보 안 된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 있을 수 없다
skngo  2014-08-19 15:54:58, 조회 : 933, 추천 : 104

‘시민 안전’ 담보 안 된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 있을 수 없다
-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부른 세월호 참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

땅이 꺼졌습니다. 어쩌면 하늘이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이나 먼 나라의 사건사고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서울 잠실 일대에 싱크홀이 연이어 나타나, 이 지역에서 살아가며 늘 오가는 강동구·송파구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이제 공포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잠실 일대 싱크홀 등 이상징후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이 최우선이다

지난 8월 5일 서울 석촌동 지하차도에 5미터 깊이의 구멍이 생겼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상하수도관은 물론, 15만4천 볼트에 이르는 초고압 송전선도 묻혀있습니다. 서울시와 지하철 9호선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원인을 파악하기도 전에 황급히 흙을 부어 도로를 복구했지만, 이틀이 지나지 않아 다시 내려앉았습니다. 서울시는 그제야 정밀조사를 하고, 150미터 떨어진 곳에서 인공적으로 만든 듯한 80미터 지하공간이 발견되는 등 누구도 모르던 땅 속 공간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하차도의 기둥 25개와 천장도 내려앉은 지반 때문에 금이 가 있었습니다. 만약 이 지하공간이 무너져 내렸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우리는 도저히 안심할 수 없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서울시의 싱크홀 조사단은 잇따라 발견된 싱크홀의 원인이 ‘지하철 9호선 굴착공사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1차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쉴드공법’으로 터널을 뚫는 과정에서 시공사가 연약 지반을 건드리고도 지반의 틈새를 메우지 않아 도로가 내려앉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조사 결과만으로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원인이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기둥과 천장에 금이 가 있는 석촌 지하차도에는 2012년 11월 균열 보수공사가 진행된 흔적과 주변 도로 곳곳에 아스팔트가 내려앉은 부위를 땜질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는 잠실 일대 지반 침하 현상이 최근 몇 달에 걸쳐 일어난 현상이 아니라, 상당기간에 걸쳐 이상징후들이 연이어 나타났음을 뜻합니다. 지하철 9호선 굴착공사가 시작된 지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근 잇따라 발생되고 있는 싱크홀의 원인은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인 진단과 대책 마련에 앞선 ‘응급 복구’는 사실상 축소 은폐와 같다

우리는 이같은 이상징후들이 그동안 시민들에게 숨겨져 온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상징후를 간과하거나 무시하며, 안이하게 대처하고, 심지어 축소 은폐하면서 대형 참사 원인은 커졌습니다. 송파구청은 그동안 발견된 잠실 일대 싱크홀에 대해 단순 도로 파손 신고 로 처리 후 체계적인 조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송파구가 제2롯데월드에 대해 건축허가를 내준 직후, 롯데물산과 롯데호텔, 롯데쇼핑 3개 계열사들이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송파구에 각 100억 원씩 200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드러나며 송파구의 미온적 대처에 대한 의혹이 제기 되고 있습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마음 편한 안전도시 송파”를 1순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싱크홀의 원인으로 지목된 제2롯데월드로 인한 문제들도 권한 밖이라며 땜질식 복구에만 그칠 게 아니라, 철저한 원인 진단에 이어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근본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지하수 유출에 따른 석촌호수 수위 등 안전 문제,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2009년 11월 완성된 제2롯데월드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터파기 과정에서 지하수가 유출될 것이며 이로 인해 인근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지고 주변 지역 지반이 침하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하수 유출 차단 효과가 크다는 철근콘크리트 차수벽을 공사부지 외곽에 쌓았습니다. 환경영향평가서도 차수벽 시공을 마치면, 지하수 유출량은 하루 평균 239톤에서 터파기를 마치면 105톤으로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 6월 83톤에 불과하던 하루 평균 지하수 유출량이 올 들어 예상치의 4배를 넘는 450톤까지 늘어났다고 합니다. 지하수 유출을 막아줄 거라 기대했던 차수벽이 그 역할을 못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전문가들은 지하수 흐름이 급변하며 제2롯데월드 건물 일부에만 높은 압력이 가해진다면, 지반이나 건물이 기울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송파구청은 공사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일일 지하수 유출량 모니터 결과를 즉각 공개해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서울시가 정밀진단을 벌이고 있습니다만, 제2롯데월드와 관련해 보다 면밀히 살피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단 결과를 내놓아야 합니다.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부른 세월호 참사, 제2롯데월드 논란에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제2롯데월드 건설 사업과 관련해 앞선 정부들에서는 국방부와 공군이 안전상 이유로 줄곧 반대해 왔습니다. 제2롯데월드 위치와 서울공항 간 거리가 5~6km에 불과하고, 활주로의 최소 안전 이격 거리인 1.85km에도 못 미쳐 항공기 비상착륙마저 어렵다는 게 반대해온 핵심적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임기 마지막해인 2006년 4월에 112층짜리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결정됐습니다. 당시 공군은 “사고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해 대형 참사를 예방하는 것은 군의 사명이자 최후의 양심”이라며 곧바로 국무조정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조정위원회도 2007년 7월 참석 위원 전원 의견으로 제2롯데월드 고도를 203미터로 제한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이는 항공안전본부의 군 조종사 스트레스 조사나 미국 연방항공청의 자문 등 각종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은 “도시는 옮길 수 없지만 군부대는 옮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사실상 재검토를 지시했고, 정부와 한나라당은 ‘전국 군사공항 주변의 고도 제한 규제’를 완화해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의 물꼬를 터주었습니다. 2008년 말 롯데 측은 서울시를 거쳐 당시 행정안전부에 또다시 행정협의조정을 신청한 지 7일 만에 조정위, 본회의 등을 통해 결국 3개월여 만에 속전속결로 고도 제한을 철회하며 123층 고도 555미터까지 제2롯데월드 건축을 승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와 공군도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를 3도 비트는 등 신축 가능한 방안까지 제출하면서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1988년부터 집요하게 추진되어 온 제2롯데월드 건설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면서 재벌과 정권의 입맛에 따라 일방통행식으로 이루어진 ‘규제 완화의 결정판’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선박 사용 연한을 종전 20년에서 30년까지 풀어줘 더 이상 쓸모없던 세월호가 수입되면서 참사로 이어진 사실은 제2롯데월드 건설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시민의 안전은 더 이상 재벌대기업의 알량한 이윤 따위와 맞바꾸어서도, 맞바꿀 수도 없는 최우선 가치입니다. 시민들이 안전하다 믿을 수 없다면, 그 어떤 이유로도 제2롯데월드는 조기 개장되어서는 안 되며, 롯데그룹은 더 이상 무리한 개장 시도를 중단해야 합니다. 서울시는 잠실 일대 싱크홀과 석촌호수 수위 변동의 원인 등 안전과 관련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진단 없이는 조기 개장 요구를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서울시민들과 지역 주민들의 명령입니다.


2014년 8월 19일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ㆍ강동시민연대ㆍ강동주민자치네트워크ㆍ송파시민연대ㆍ위례시민연대ㆍ송파솔루션장애인자립생활센터ㆍ서울장애인인권부모회ㆍ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ㆍ서울환경운동연합ㆍ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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