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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식단표 무시 1주 내내 시래깃국…우유 2통으로 80명 먹여 세부내용 목록
제목 [한겨레] 식단표 무시 1주 내내 시래깃국…우유 2통으로 80명 먹여
작성자 skngo
등록일 2013-06-17
조회수 3429
첨부파일 | 1.jpg
현재 생활시설의 어린이·청소년이 먹는 1인당 한끼 1520원짜리 식판. 열량은 600㎉로 김치를 빼면 반찬이 두가지뿐이다. 일반 학교급식은 750~850㎉로 친환경 식재료에 소고기나 야채 등이 더 들어간다. 아름다운재단 제공



등록 : 2013.05.28 08:25수정 : 2013.05.28 16:25


강동·송파 민간어린이집 비리 실태

중국산 먹여놓고 ‘유기농 식대’ 청구
업체선 리베이트 받아 챙겨
가족을 교사 등록뒤 보조금받아
특활 횟수 줄여 수업비 빼돌려
교사 선물 명목 수백만원 횡령도

서울 송파경찰서가 아동학대와 횡령 등의 혐의를 두고 수사중인 민간 어린이집들은 ‘어린이를 학대하기 위한 시설’로 봐도 될 정도였다. ‘어린이들을 돈으로 보고 장사를 해왔다’고 해도 반박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는 서울 강동구·송파구 등에 어린이집 3곳을 운영하고 있는 정아무개(49·여)씨의 경우다. 정씨는 아이들의 먹거리를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득을 챙겼다. 경찰 수사 결과를 보면, 정씨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는 청과물 시장에서 팔리는 배추에서 떨어져나온 시래기를 싸게 사들여 아이들에게 먹였다. 다량으로 사들인 시래기 운반도 아이들에게 시켰다. 수업중인 아이들에게 시래기를 비롯한 식자재를 1층부터 4층 조리실까지 나르도록 했다.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정씨는 “아이들이 좋아한다”거나 “운동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미국산 쌀이나 중국산 김치는 원산지 표시를 국내산으로 위조했고, 더 나아가 학부모들에게 유기농이라고 속여 매달 최고 6만원까지 ‘유기농비’를 추가로 받아내기까지 했다. 정씨는 비싼 재료를 쓴 것처럼 납품업체에 매달 500만원을 내고는, 이 중 350여만원을 돌려받아 횡령했다. 경찰은 “정씨가 3년간 횡령한 7억3000여만원 중 1억여원이 식자재 리베이트를 통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20여곳의 어린이집은 하루에 1ℓ짜리 우유 2개를 80여명의 아이들에게 나눠 먹였다. 그러고도 정상적으로 배식한 것처럼 속여 월 50만~90만원씩 떼어먹었다.

세금으로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을 빼돌리기도 했다. 남편이나 딸, 친척 등을 거짓으로 보육교사로 등록해 보조금을 받거나, 고용하지 않은 운전기사나 보육도우미를 채용한 것처럼 속여 돈을 타내기도 했다. 또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아동을 원생으로 등록시켜 국고보조금을 받아냈다.

음악·도예·체육 등을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부모들에게서 받는 특별활동비도 빈번히 횡령했다. 어린이집은 부모들에게 특별활동비를 받고 특별활동 교육을 위탁한 업체에 전액을 지급했다는 증빙서류를 남긴 뒤 차명계좌 등으로 60~70%에 이르는 돈을 돌려받았다. 그 대신 어린이집에서는 주 2회 1시간씩 해야 하는 특별활동을 주 1회 20분~1시간씩만 진행했다.

다수의 어린이집 원장들은 개인적인 술자리에서 공금을 쓰고 나서 보육교사와 회식했다고 영수증을 처리하거나, 보육교사에게 명절 선물을 준다며 수백만원의 지출결의서를 작성한 뒤 공금을 횡령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공사비, 교구 구입비 등을 부풀려 차액을 챙긴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정식 교육을 받지 않고 보육교사 자격증을 발급받은 어린이집 교사도 무더기로 입건됐다. 보육교사 양성 과정을 운영하는 ㄱ보육교사원장 안아무개(50·여)씨는 1인당 200만~320만원을 받고 1년에 975시간에 이르는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노아무개(41·여)씨 등 16명에게 허위로 보육교사 수료증을 발급해줬다. 전 ㅅ대 교수이자 현직 목사인 김아무개(63)씨는 대학 제자인 어린이집 원장들과 안씨를 연결해주며 허위 수료증 발급을 알선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보육교사원장 안씨는 주말반 강의를 개설하지도 않고 허위로 수료증을 발급해 왔다. 그러나 보육교사 자격증 발급을 맡은 한국보육진흥원은 자격증을 발급해줬고, 보건복지부는 위탁교육까지 맡겨 보육교사 양성제도의 허점이 드러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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