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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행부-전공노 정면 충돌 위기‥'트러블메이커' 된 정부[아시아경제] 세부내용 목록
제목 안행부-전공노 정면 충돌 위기‥'트러블메이커' 된 정부[아시아경제]
작성자 skngo
등록일 2014-01-13
조회수 3586
[단독]안행부-전공노 정면 충돌 위기‥'트러블메이커' 된 정부

최종수정 2014.01.13 11:17
기사입력 2014.01.13 10:45

안전행정부 지난 8일 지자체·부처에 "전공노 임원 선거는 불법, 막아라" 지시...전공노 "헌법 무시한 행위" 강력 반발...이밖에 사회적 갈등 대부분 정부가 나서서 주도...전문가 "과정이 중요"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014년 갑오년 새해 한국 사회는 끊임없는 사회적 갈등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익 집단 간 이해 관계 충돌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각계각층과 충돌을 빚는 공공 주도의 갈등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 갈등 조정 능력ㆍ의지 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8면

◇정부 대 공무원 노조, 갈등 증폭=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박근혜정부 들어 공공부문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점이다. 13일 아시아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안전행정부는 지난 8일자로 각 정부 부처 및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오는 16~17일 실시되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임원 선거와 관련해 청사 내 투·개표장 설치, 선거 운동, 투표 행위 등 일제의 관련 행위를 '불법 행위'로 규정해 금지한다는 지시를 내렸다.

안행부는 "정부는 공무원노조의 정당한 활동에 대해서는 이를 적극 보장하고 지원하되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소위 전공노는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설립신고를 거치지 않은 비합법단체이며, 이 단체의 임원선거를 위한 투표 등 참여행위는 공무원법과 복무 규정에 위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안행부는 근무시간 중 선거 유세·홍보활동·투표 독려 및 선전행위 등 선거 운동 관련 활동과 청사 내 투개표 장소 제공, 근무 시간 중 순회 투표 행위·투표 독려 행위, 근무시간 중 투표 행위 등에 대해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자체 교육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전공노 측은 "헌법을 무시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윤선문 전공노 정책실장은 "노조는 설립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법에 의해 (임원 선거 등)설립에 대한 활동을 보장받는다"며 "이것을 불법이라고 하는 것은 정부가 헌법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정대로 정해진 임원 선거 일정을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전공노 사이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가 전공노의 설립 신고서를 반려하는 과정에서 빚은 양측의 갈등이 이번 선거 과정에서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계 한 전문가는 "지난해 전공노의 설립신고서 반려 과정에서 전공노는 규약까지 일부 개정하면서 성의를 보여줬는데도 불구하고 고용부가 청와대의 지침에 따라 설립신고를 반려했다는 데 감정이 많이 상해 있는 상태"라며 "예전에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지만 조용히 넘어갔는데, 현 정부의 민주노총 압수수색 등의 행보를 볼 때 이번에는 현장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최근의 노정 관계 악화 와 맞물려 커다란 현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득형 위례시민연대 이사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정부와 공무원노조 간의 다툼에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며 "정부와 전공노 모두 달갑게 보지 않는 국민들이 많다. 조속히 국익을 위해 서로 양보하고 대타협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각종 사회 현안도 '핵폭탄'= 이 밖에 지난해 말 철도노조의 파업 종료로 수면 아래에 들어간 철도 민영화 논란, 법원의 효력 정지 결정이 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설립 신고 취소 등도 공공부문 갈등의 '핵폭탄'으로 잠재돼 있는 상태다. 또 최근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 의사를 밝힌 공공기관 퇴직금 누진제 폐지도 결과적으로 임금 축소 등 근로조건 변경으로 이어져 갈등의 소지가 높다.

민간 분야에선 의료 영리화·원격 의료 도입 등 의료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폭발 직전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1~12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3월3일 전국적인 진료 거부에 나서겠다고 결의했다.

의사들은 이날 결의문에서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과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에 반대하며, 잘못된 건강보험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원격의료에 대해 첨단 전자기기를 활용해 대국민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편의를 높이는 한편 관련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사들은 의료 전달 체계와 1차 의료기관 존립 기반을 무너뜨리고, 이로 인한 의료 접근성 악화, 의료시장의 혼란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병원 자회사 운영 허용과 관련해선 정부는 "의료의 공공성은 살리면서 경영난을 타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사들은 "병원들이 진료보다는 부대사업으로 돈벌이에 나서는 기형적인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며 반발한다.

또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근로시간단축·임금 피크제 도입 등 민간 분야의 노사 간 현안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이를 중재·조정해야 할 노사정위원회의 기능은 한국노총의 최근 불참 선언 등으로 기능이 정지된 상태다.

이 밖에 밀양 송전탑, 국가기관 대선 개입 논란, 통합진보당 해체 청구 소송 등 굵직 굵직한 갈등 현안이 산적돼 있다.

이같이 지난해와 올해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는 대형 갈등들의 공통점은 모두 '정부'가 시발점이 됐거나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은 "정책 수립과 실행 과정에서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와 과정없이 뚝뚝뚝딱 밀어붙이는 식으로 하면 국민들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부가 나름대로 좋은 뜻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정이 잘못되면 이분법적 논리로 분열과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논의와 공론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활발한 논의를 하도록 하는 가운데 정책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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