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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행정부 1년, 한국 정치 무엇이 문제인가?
안성용 (위례시민연대 공동대표)  |  view : 372

1년 전 윤석열 후보는 48.56%의 득표율로 이재명 후보를 0.73% 차이로 제치고 당선되었다. 당시 유권자 수는 44,197,692명, 투표율은 77.1%이었다. 투표에 불참한 22.9%의 유권자를 포함하면 윤석열 후보는 전체 유권자의 약 32%의 지지로 대통령이 되었다. 

 

그런데 지난 1년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율은 평균 30% 안팎이었다. 즉 그는 그동안 그를 찍은 지지자들만의 지도자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직선제 이후 대통령들의 사례를 보면 이는 매우 이례적이다. 그의 행정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유권자의 비율은 60~70%로 매우 높다. 이 유권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해 무능, 자질 부족, 독단적인 국정운영, 공약 파기, 책임 떠넘기기 등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즉 정부를 운영할 능력은 부족하고, 국민의 의견은 듣지 않으며, 많은 문제를 전 정권 탓으로 돌리기만 하며, 일방적으로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매우 이례적인 점이다. 

 

왜 윤석열 행정부와 여당은 다수여론에 반하는 행보를 지속하고, 야당과의 협치는 도외시하며, 심지어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들을 공격하는 것일까? 그 근간에는 대선 당시부터 가지고 있던 ‘진영 논리에 입각한 응징 선거전략’이 깔려있다. 즉 대선 과정을 통해 자신들을 자칭 ‘보수’라 칭하고(실은 수구) 민주당을 ‘진보’라 칭하며(실은 보수), 보수 진영 총단결을 외치며(전광훈 등 극우세력까지), 계급계층별, 세대별, 성별, 지역별 갈라치기 전략을 구사했고 이는 주효했다. 대선 승리를 얻은 것이다. 이후 이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문재인 행정부는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말했지만 한마디로 ‘내로남불’로 무너졌다. 자산과 소득 격차 심화, 비정규직 증가, 실업자 증가, 청년 문제 미해결, 자영업자의 몰락, 가계부채의 증가, 노후 불안 심리 강화 등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 또 이른바 ‘조국사태’ ‘박원순 시장 사건’으로 인해 문재인 행정부와 민주당에 대해 거리를 두거나 비판적인 유권자를 양산했었다. 그 결과는 2021년 오세훈 시장의 당선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선 기간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관련 의혹은 핵심 의제가 되었고, 대선 이후 지금까지도 이재명 대표의 이른바 ‘사법 리스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윤석열 행정부와 여당은 1년 내내 이 문제를 중계방송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혁신은커녕 국회 다수당으로서 실제 민생 문제 해결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정부 여당의 응징 전략에 대한 반대편에서의 응징 전략에만 집중했다. 이 와중에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 코인 사건 등 부정부패, 내로남불 사건은 계속 터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윤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보는 유권자가 60-70%가 되어도 민주당의 지지율은 여당과 비슷한 30% 내외의 지지율만을 얻고 있다. 양당을 거부하는 유권자들은 점점 늘어나 지금은 35-40% 정도이다. 젊은 세대에서는 50%에 육박한다. 이는 윤석열 집권 초부터 시작된 광장에서의 촛불이 더 커지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한편 양 정치세력이 서로 응징 전략에 매달릴 때, 유리한 것은 집권 여당이다. 이들의 무기가 많기 때문이다. 야당발 내로남불 사건이 계속 터질 것으로 많은 이가 예상하는 근거이다. 또 정부 여당은 이 기조를 지속하여, 내년 총선의 투표율을 낮게 하고 대두될 수 있는 제3세력을 분열 및 축소시켜, 여당이 다수당이 되는 방안을 구상하고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대선 당시 상당수 유권자가 투표에 불참했다. 지면 관계상 계급계층별, 성별, 지역별 내용은 생략하고 세대만 보자. 투표율 77.1%와 비교해서, 20대 65.3%(직전 대선보다 11% 낮음), 30대 69.3%(직전보다 4.9% 낮음)가 매우 낮은 투표율을 보였고, 이재명 후보 지지가 가장 많았던 40대도 70.4%(직전보다 4.5% 낮음)로 낮았다. 50대는 81.9%(3.3% 높아짐), 60대 이상은 84.4%(5.3% 높아짐)로 높아졌다. 또 세대별 유권자 분포를 보면, 직전 대선에 비해 60대 이상 비중은 늘고, 젊은 세대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즉 6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은 직전 대선에서 전체 중 24.4%였는데 이번에는 29.8%였다. 반면 20대는 15.9%에서 14.9%로, 30대는 17.6%에서 15.1%로, 40대는 20.6%에서 18.5%로 줄어들었다. 이런 변화된 상황에서 윤석열 캠프가 이긴 것이다. 문제는 현재 초고령화가 더 진행 중이다. 

 

심각한 것은 우리 사회의 많은 의제, 즉 민주주의의 급속한 퇴행, 사회경제적 불평등 심화, 도를 넘는 친일 친미 반중 행위로 인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의 격화, 생태를 파괴하는 핵발전 추진과 각종 개발, 기후 위기 방치 등 평등, 평화, 생태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점이다. 윤석열 행정부와 여당은 어떠한 비전과 방법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아니 철저하고 뻔뻔하게 할 생각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지경이다.  

 

지금 윤 대통령은 검찰을 이용하여 정치와 행정을 하며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윤석열정부 검찰보고서 2023. ‘검사의 나라, 이제 1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325쪽. 읽어 보시기를 추천한다) 


사회경제 면에서 윤 행정부는 ‘제약 없는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을 공격하는 것이다. 정부 여당, 수구 언론, 경제5단체 등은 합심하여 노조를 약화시키려 한다. 노조가 기업 이익의 장애물이라는 구닥다리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노조를 공격하면 자신의 진영이 강화되는(지지가 뭉치고 지지율이 올라가는) 경험을 즐기고 있다. 그래서 입만 열면 노동자들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원과 비노조원을 대립시키려는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다. 왜곡도 서슴지 않는다. 이른바 선진국 중에 이런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또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쌀값 안정을 위한 법안은 거부되었다. 공공급식과 친환경 먹거리 확대를 외치는 농민과 소비자의 목소리는 아예 언론에서 다루지조차 않는다. 그러나 자산과 소득 격차 심화, 자영업자의 몰락, 가계부채의 증가, 초저출산 초고령화 문제 등은 부메랑이 되어 결국 지배세력에게 돌아감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익히 잘 알고 있다. 

 

2016-2017년 우리 사회는 박근혜 탄핵을 통해, 선거로 선출된 누구라도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면 주권자가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2018년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구축과 통일이 우리가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한 것임을 알았다. 또 2020년 코로나 이후 미세먼지가 사라지는 경험을 통해 생태 문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을 알았다. 

 

이제 우리는 그간의 귀중한 경험들을 통해, 윤석열 집권 1년을 냉철하게 비판해야 한다. 주권자인 우리 시민은 많은 의제에 관심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 앞으로 한국 사회와 정치가 제대로 가야 할 길에 대해 모두가 충분히 생각하고 발언하며 행동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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