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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변희수 하사, 김기홍씨 사망은 국가에 의한 타살이다 세부내용 목록
제목 [성명] 변희수 하사, 김기홍씨 사망은 국가에 의한 타살이다
작성자 위례시민연대
등록일 2021-03-05
조회수 3608
첨부파일 | 위례시민연대 성명. 변하사 사망.hwp

 

위례시민연대 성명

변희수 하사, 김기홍씨 사망은 국가에 의한 타살이다.

 

변희수 하사가 33일 사망했다. 앞서 224일에는 성전환 인권 활동가인 김기홍씨(38)가 사망했다. 김씨는 제주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작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녹색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김씨 사망 열흘 만에 연이은 슬픈 소식이다.

 

저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지난 20201, 육군본부가 성전환 수술을 이유로 변희수 하사의 전역을 결정한 이후, 변 하사가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변 하사는 기회를 결국 얻지 못하고 세상과 이별했다. 이제 앞길 창창한 23세의 청년이 또 삶을 스스로 마감한 것이다.

 

변 하사는 성소수자로서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드러내고 한국사회의 편견과 맞서 당당하게 싸웠다. 그런데 육군은 201911월 휴가를 내고 성전환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변 하사에게 심신장애 3' 판정을 내리고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이에 변 하사는 수술 후 법원에 낸 성별 정정 허가 신청을 기초로 군에 전역심사 연기를 요청했고, 이에 부응하여 국가인권위는 심사를 3개월 연기할 것을 군에 권고했다. 하지만 군은 2020122일 변 전 하사의 강제 전역'을 결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같은 해 2월에 변 하사의 성별을 여성으로 인정했다. 이후 변 하사는 육군본부에 인사소청을 제기했지만, 군은 20217월 변 하사의 강제 전역 취소 요청을 기각했다. 그리고 8, 변 하사는 대전지법에 육군 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냈다. 대전지방법원은 다가오는 4월에 이 소송의 첫 변론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변 하사는 군이 지속적으로 보인 강경한 태도에 거듭 실망, 분노, 절망을 했을 것이다. 군은 작년 12변 하사 강제전역을 취소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도, 법원의 결정도 무시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성전환자가 군 복무를 할 수 있는 국가는 많다. 북서유럽의 대부분 나라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미국도 그러한 것이 현실이다.

 

이번 변 하사 사망 사건으로 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국방부는 4안타까운 사망에 애도를 표한다고 했지만, “현재 성전환자 군복무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세계적인 흐름을 무시한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군의 최우선 존재 이유가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특히 청년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무지막지한 태도에 대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가진 자들이 온갖 이유로 병역을 기피하는 시대에, 본인의 진정성을 보이며 직업 군인으로서의 삶을 살겠다고 호소한 한 청춘의 생명을 짓밟은 것에 대해 군 고위관계자들, 국방부, 그리고 국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국가의 이름으로 귀중한 생명과 미래를 타살한 것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그동안 성전환자들이나 성소수자들에 대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차별과 혐오의 발언과 행동을 해왔다.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인권의식과 제도의 성장에 역행하는 그들의 언행에 대해 정치권과 정부는 눈치를 볼 뿐이었다. 그러나 차별과 혐오에 맞서 이 문제를 앞장서 해결하려는 용감한 대중예술인들과 많은 활동가들, 인권단체들, 시민사회단체들에 의해 이제 차별금지는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는 의제가 되었다. 아직도 세계 10대 경제 강국, OECD 등을 정치권과 국가가 입맛에 맞게 써먹을 때만 거론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은 인권 분야에서는 아직 매우 후진국이다.

 

국회는 즉각 차별금지법제정을 해야 한다. 더 이상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이 성 정체성문제로 차별받고 고민하고 갈등하며 청춘을 괴롭게 살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인권적인 언행을 일삼는 수구세력에 대해 시민사회는 단호히 대처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위례시민연대도 함께할 것이다.

삼가 두 영혼의 명복을 손 모아 빈다.

 

202135

위례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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